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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나에게 있어 회화는 승화된 이념이나
사상이 그 대상이 아니다. 모든 사물이 그 안에서 유희하고 대화하며
때로는 꿈을 꾸고 상상의 세계를 엮어 가는 모든이들의 거울로서 존재한다.
화면은 가능한한 평면화 됨으로서 관람자는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화면 속의 이야기들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그림은 원칙적으로 구상회화에 속한다. 약간의 왜곡이 있기는 하나 인간들의
모습, 짐승, 집, 나무, 하늘 등등 사물들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사물들이 시각적 결론에 따라 화면에
정착된 사실적 구상회화라고는 할 수 없다. 그림을 만들어 감에
형상의 묘사보다는 오히려 배후적이고 내면적인 정서들을 부각시키는
것에 치중함으로 해서 지극히 추상적 분위기가 느껴질 수도 있다. 나는
작업을 해 나가면서 어떠한 것을 요구하거나 강제하는 태도를 버리려노력하며,
단지 삶의 순간들 속에서 느꼈던 여러 정서를 엮어 가면서 나 또한 사람의
세계에 있음을 확인 하고자 한다.
미술이라는 것은 과학이나 철학과 같이 어떤
문제에 대한 결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사실이나 상황... 감성이나
이성에 반사되어진...을 제시하는 것에 있음을 인정하며, 따라서 작가로서
제시한 상황에 더블어 연결되어지는 의미들을 관람자와 함께 그 몫을
나누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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