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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Keun Woo


자연을 향한 필묵(筆墨)의 다양한 실험

최병식 (미술평론가 경희대교수)

 6년여 도안 대만의 국립사범대학 대학원에서 유학을 하고 온 이근우의 작업은 전반적으로 수묵위주의 '자연(自然)이야기'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백묘(白描)와 발묵(潑墨)이 주류를 이루는 전체의 소재는 나무와 풀 등이 숲을 이루고 있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이다.

그러나 그의 언어는 묵미(墨味)에서 비롯되어지는 현학적인 미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무한한 변화와 농담(濃淡)을 바탕으로 한 수묵(水墨)의 질료에서 느껴지는 고도의 함축적인 세계관의 반영과 원형질적 접근을 근간으로 하는 만다라적인 표현을 동반하며, 단순한 필치에 의한 추상적인 작업으로 이어지는 세 가지 부류로 축으로 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1회 작품전은 도시 풍경에서 오는 잔상들을 표현한 것이라면 이번 작업은 완전히 자연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작업노트에서는 막연한 도시 생활에 대한 탈출과 자연에 회귀를 꿈꾸는 일탈의 표출이라고 말한다. 비교적 앞부분에 해당하는 작업들, 즉 구체적으로 자연의 형상이 등장하는 시리즈에서는 지극히 일상적인 차원에서의 소재적인 자연이 존재하며, 수묵유희와 여백(餘白)의 운용을 통한 대비적인 효과를 연출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허실상생(虛實相生)이라는 동양회화 특유의 사상에 근거한 기법을 많이 구사하고 잇는데, 이는 음양의 양대 구조로 인지되는 역학적인 개념과 노장사상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수묵화의 사상이요, 기법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여백의 개념과도 밀접하게 상통되어지지만 이근우의 경우는 전반적인 작업에서 구사되는 조형적인 핵심으로서 유희된 수묵과 상대적으로 존재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는 개인적이기도 하고 나아가서는 미술계의 이래되지 않을 정도로 탈정통적인 추세를 타고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적인 조건에서 수묵(水墨)의 심혈을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30대 청년작가들의 작업에서 수묵화의 본질적인 사상이 반영되기가 어려운 현실이며, 사상적으로나 생활현장에서 갖는 한계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수묵이라는 질료 자체가 갖는 특징을 감안한다면 그 배경에는 자연의 형식이나 형상의 표현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 본질적인 관류에 근거를 갖는 것 보다 적극적인 감정이입의 과정과 심상적인 연구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해두고 싶다.

 오랜만에 대하는 수묵작업의 신선함이 최근 불어오고 있는 정체서의 재발견이라는 대전제에 부응하는 한줌의 흙이 되어지도록 진부한 관념성과 타성을 던져버리고 새로운 비젼을 열어가는 계기로 이어져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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