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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술

유 준 상


     2)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와 「문화어」

    앞에서도 말했듯이 필자의 북한미술연구는「읽는작업」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필자가 느껴야 했던건, 북한의 미술관계 글은 일종의 규격적인 문장체(文章疜)라는

    것이었다. 필자들의 개별성하고는 상관없이 한사람이 기계적으로 쓴게 아닌가고 생각될만큼

    글의 구성이 동일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옛날에 (문체는 인품 그것이다)고 배운적이

    있는데, (문체는 국가)이다로 연상될만큼 어떤 강제의 면이 있다는걸 느꺽야만 했다.

    먼저 북한의「문화어」에 대해서 알아본다.

    우리 말을 발전시키기 위하여서는 터를 잘 닦아야 함니다. 우리는 우리 혁명의

    참모부가 있고 정치, 경제, 문화, 군사의 모든 방면에 걸치는 우리 혁명의 전반적

    전략과 전술이 세워지는 혁명의 수도이며 요람지인 평양을 중심지로 하고 평양말을

    기준으로 하여 언어의 민족적 특성을 보존하고 발전시켜나가도록 하여야 하겠

    습니다. 그런데 "표준어"라는 말은 다른 말로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표준어"라고

    하면 마치도 서울말을 표준하는 것으로 그룻되게 이해될 수 있으므로 그대로 쓸

    필요가 없습니다. 사회주의를 건설하과 있는 우리가 혁명의 수도인 평양말을 기

    준으로 하여 발전시킨 우리말을 표준어라고 하는 것보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옳습니다. 「문화어」란말도 그리 좋은 것은 못되지만 그래도 그렇게 고쳐 쓰는

    것이 낫습니다.

    (김일성「조선어의 민족적 특성을 옳게 살려 나갈 데 대하여」1966. 5. 14)

    「문화어」는 혁명적으로 세련되고 문화적으로 다듬어진 우리 민족어의 최고형

    태이다.

    오늘의 평양말은 그 어떤 제한된 사회층에 의하여 이루어진 말도 아니며 또한

    그 어떤 한 지방의 방언을 모체로 하여 이루어진 말도 아니다. 다시말하여 평양말은

    사회적인 또는 지역적인 폐쇄성을 철저히 극복하고 사회전체 성원들의 말가운데서

    가장 우수한 요소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말이다. 이와같이 오늘의 평양말은 자본

    주의 사회의 수도의 말과는 본질적으로 구별되는 언어적 특성을 가진다.

    (최정후 :「조선어학개론」)

    이상에서 인용한데로 북한의「문화어」는 남한의 표준어에 해당된다. 한편 인간관계의

    여러 사건에 있어서 의견의 일치와 찬성에 도달할 때는 항상 언어적 과정에 의하여

    달성되며 ,그렇지 않으면 달성되지 않는다고 할 때, 언어의 역할에 대해서 같은「한글」을

    사응하는 동족사이에 정치적으로 배려된 언어현격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그러고보니「사상(思灌.)의 본체는 언어(言語)이다」를 일꺼기 간파했던건 』쇼타린이었다.

    말이 안되는 사상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푸로파간다. 슬로우건, 아지테이션등은

    모두 언어로서 전달된다. 언어학자는 문체(文體)와 문장(文韋)을 구별한다. 전자는 싹이

    트는 것같은 생명현상으로서의 언어를 뜻하지만, 후자의 경우 그것을 개념(槪念)으로서

    그리고 동시에 판단(判斷)으로서 사용할 때 그 숫법은 강압의 수단이 된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어떤 가치(價値)와 결탁할 때, 조직(組織), 이데올르기, 당파의 언어가

    된다고 한다. 더욱 나쁜건 이러한 가치로서의 문장체(ecriture)는 모든 말을 각기 하나의

    특수한 의미(意味)속에 가두어버린다는 것이다. 이경우 언어는 보이지 않는 테러리스트

    일수도 있다.

    북한미술을 말하면서「언어」의 이야기를 하는건 그런데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북한미술의 유형은 (그림으로 그린 문학)으로 비유되는 사실주의 미술이며,

    이것을 조형적인 위상학의 범주에서 말하는건 거의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조선문학예

    술총연맹」의 예술이념인「사회주의적 내용이란 무엇인가」를 인응하면서 이 문제를

    검토해보기로 한다.

    사회주의적 내용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혁명적인 내용, 계급적인 내용을 말

    합니다. 다시말하면 낡은 것은 없애고 새것은 창조하는 내용. 근로인민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내용, 모든 사람들을 다 잘 살게하자는 내용입니다. 그러면 민족적 형식은

    무엇이겠습니까? 민족적 형식은 조선사람이 좋아하고 조선사람의 구미에 맞는

    그러한 형식이다.

    이상의「내용」을 사실주의「형식」의 기법으로 묘사한게 미술작품에 있어서의 사회주

    의적 사실주의이다. 따라서 「형식」은 16세기에 개발된 사실적 특색으로서의 표현양식과

    별로 구별되지 않지만「내용」은 어디까지나 북한사회의 현실과제를 담고 있다는게 된다.

    「사실주의」는 원래 문학과 연관해서 당시의 사회현실을 시각적으로 기록했던 미술

    운동이며 G 쿠르베의 (눈에 보이는 것을 보이는 것처럼 그린다. 천사는 눈에 안보이기

    때문에 그리지 않는다)가 이것의 존재이유를 요약하고 있다. 이것은 순수한 조형운동은

    아니며 부르조아의 지배에 불만을 품은 반동의 테마로서 사회현실을 고발한다는 일종의

    고발미술인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주의를 「사회적 사실주의」와 흔동해서는 안된다.

    소련 및 공산당이 공식의 당예술로 표방했던 것도「사회적사실주의」였다. 그것은 당의

    지도급인사라던가 노동자, 농민등인 정해진 인물들을 찬미하기 위한 아카데믹한 미술

    이었는데, 흣날 (인상주의는 본 것을 그리고, 표현주의는 느낀 것을 그렸으며,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귀로 듣는 것을 그린다)... 고 술회한 바 있다.

    「사실주의」와 「사회적사실주의」는 이처럼 기법상으론 유사하나 그것이 담고있는 「내

    용」은 다르다. 전자는「눈」의 사실주의라면 후자는「이데을르기」의 사실주의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당에 의해서 연역적으로 전달되며, 그 회로는 앞에서 예시한

    「문화어」로 교시되는게 북한미술의 성립과정이라는 것이다. 윤범모의 (북한의 문예정책과

    미술이념) 가운데서 여기에 해당되는 부분을 인용하여 도움을 얻기로 한다.

    「북한의 미술관계 글은 엄격하리 만큼 하나의 규범성을 지키고 있다. 어떠한

    비평문일지라도 의례 글의 모두에 김일성(흑은 김정일)의 어록을 인용한 다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은 엄중성 흑은 공평성을

    유지해야 할 사전에서조차 같은 방식이 통용되고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본문이

    명조체인 것에 반해 어록부분은 으례 고딕체로 강조하고 있다. 북한예술이 얼마

    만큼 김일성의 지도이념 아래 놓여 있는가를 알려주는 예라 하겠다. 특히 미술관계

    글의 대부분은 당국의 지도이념이나 혁명성을 기본사상의 설명에 대부분을 할

    애하고 있음도 특징 가운데 하나다. 구체적인 미술내적 평가는 매우 회박한 편이다.

    심한 경우는 하나의 작품을 설명하면서도 그 작품의 작가에 관한 예술세계나

    인적사항은 물론 작품의 제원(크기라든가 제작년도 혹은 재료나 소장처)조차

    무시하기가 일쑤다」.

    북한미술의 특징적인 양식의 하나로「조선화」를 들수 있다. 도판으로 인쇄된 작품에서

    받는 필자의 간접적인 인상은, 경쾌한 색조로 구성되는 화면의 효과와 섬세한 필치로

    전체적인 인상을 부드럽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동앙화의 질감과 서양화의 표현기법이

    공존하는 것같은 매우 야룻한 느낌마저 들었다.

    조선화를 기본으로 미술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여러 갈래의 미

    술형식에 비하여 조선화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우위를 찾이할 수 있게 앞세운다는

    것촐 의미하며 조선화를 토대로 하여 모든 미술종류를 다같이 우리 인민의 비위와

    정서에 맞게 우리 식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경호 :「조선화와 사회주의적 민족미술건설이론」)

    「조선화」는 북한당국이 국책으로 밀고 있는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미술형식으로 생

    각되며, 김정일도「미술가들은 조선화를 기본으로 하여 여러가지 종류와 형태의 미술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는것을 보아도 짐작되는바가 있다. 남한에서로

    「동양화」를 「한국화」로 개칭하자는 움직임이 있었기에 「조선화」도 일종의 개명으로

    생각하려는 사람이 있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가령「한글」을「국어」

    라고 호칭하는 경우처럼 「조선화」는 국체(國體)를 염두에 둔 문화정책적인 배려로서의

    개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화」는 북한당국이 문화정책으로 밀고 있는

    시각언어의「표준어」같은 것이며,「인민의 비위와 정서」인 감성적 레벨이「맞춤법」에

    해당된다. 그러니까 「조선사람」이 그린그림은 모두「조선화」가 되는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표준어를 배우는 것처럼 「사회화」를 통해서 「조선화」를 익혀야 한

    다는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화의 정상에 당이 있다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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